일상/일본 맛집

도쿄 키치죠지 소품점길 여행과 카페 맛집 라이트업 커피(Light up coffee)!

몰두 2022. 1. 20. 01:25

이노카시라 공원이나 지브리 박물관, 소품샵이 늘어서 있는 거리로 유명한 키치죠지 역(吉祥寺駅). 옛부터 이노카시라 연못가에 있는 벤자이텐(弁財天)에서 물을 길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들 모여살았다는 역사가 있다고 한다. 또한 키치죠지(吉祥寺) 역의 재미있는 점은, '키치죠지(吉祥寺)'라는 절이 키치죠지 역에 없다는 것이다. 키치죠지 절은, 현재 이곳으로부터 꽤 떨어져 있는 분쿄구(文京区) 코마고메(駒込)라는 동네에 위치한다. 코마고메에 있기 이전에 키치죠지 절은, 본디 현재 스이도바시(水道橋) 역 근처에 있었으나, 에도시대 때의 큰 화재로 인하여 위치를 이전해야만 했다. 그러나 코마고메는 키치죠지 절 문 앞에 살던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키치죠지 역으로 이주를 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이주민들이 자신들이 사는 마을의 이름을 원래 살던 마을의 절인 키치죠지를 따서 짓는 바람에, 절 키치죠지와 역 키치죠지가 각각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엔조이키치죠지
역을 나오니 유니클로 키치죠지가 크게 보인다.
중앙선키치죠지역
고독한 미식가에도 나온 중앙선 키치죠지역 표시

 

그런 키치죠지에,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가게와 좋은 카페를 방문하기 위하여 오게 되었다. 사실 키치죠지는 벚꽃철과 단풍철에 사람이 미어터지는 곳이어서, 아직 찬 바람이 시린 겨울은 그렇게 따지면 비수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키치죠지의 세련되고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기에 좋았다. 무지를 갈 때마다 느끼는 바이고, 최근에 처음 간 아키하바라에서도 그랬지만, 소품샵에 맛들리면 정말 돈쓸 곳이 무궁무진한 곳이 도쿄가 아닌가 싶다. 원래는 저런 "예쁜 쓰레기를 왜 살까." 라는 생각에 가까웠던 나였지만, 그런 식으로 나만의 공간을 꾸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고 있다.

 

★ 고독한 미식가 포스팅 링크는 글 맨 아래를 참조.

 

블루보틀커피자판기
블루보틀 자판기도 있더라.
블루보틀커피자판기2
측면은 이렇게 생김.

 

지나가다가 갑자기 발견한 블루보틀 자판기. "커피업계의 애플"이라고도 불리는 블루보틀이라지만, 설마 자판기까지 있을 줄이야. 수요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여기에 갖다놓지 않았을까? 키치죠지에 아무리 블루보틀이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블루보틀 게이지"를 자판기로 채우려는 사람이 꽤 있나보더라. 별개로 키치죠지 이곳저곳을 여행하려는 나로서는, 이런 자판기가 거리를 꾸미는 소품 중 하나로 느껴져 좋기는 했다.

 

이노카시라공원
이노카시라 공원으로 가봅시다.
이노카시라공원2
겨울보다도 봄과 가을에 인기가 좋은 이노카시라 공원.
이노카시라공원3
저 멀리 보이는 보트와 오리배
이노카시라공원4
오리배를 타고 가는 커플

 

드디어 나도 왔노라. 이노카시라 공원! 근데 정말 재밌는 건,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커플끼리 보트를 타면 반드시 깨진다는 속설이 있다는 것이다. "이노카시라 공원 보트 파국의 원인"이라는 검색어도 있을 정도. 아니, 그런 극악무도한 보트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배와 보트 장사가 계속 되는 것도 이상하다. 다들 "그런게 어딨어~ 우리는 절대 깨지지 않을거야!"하면서 애정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탄다는 이야긴가? 아직 바람이 시린 시즌임에도, 꽤 커플끼리 타는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한 커플이 연못 한 가운데에서 서로 보트 자리를 바꾸기 위해 낑낑대는데, 뭔가 굉장히 불안해보였다. 저 사람들 보트 뒤집어지는거 아냐? 하면서 계속 눈길을 끌 정도. 결국 빠지진 않았지만, 그것이 왠지 그들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다.

 

맑은하늘키치죠지
날씨는 진짜 좋았다.
서백자명인
소품샵이 몰려있는 길로 이동. 간장게장 명인 서백자 씨는 일본에서 소벳챠 상이 되어버렸다.

 

소품샵이 늘어서 있는 거리로 가는데, 한식집이 있었다. 서백자 씨가 운영(?)하는 곳인 것 같았는데, 한복을 입으셨을 것 같은 기품있는 이름이 소벳챠라는 프랑스 소녀와 같은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와 별개로 간장게장은 정말 사진마다 왜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것인가.. 옛날에 할머니가 해주셨던 양념게장 생각도 난다. 한국 가면 반드시 게장집에 들를 것이다. 

 

코로나PCR검사무료
무료 PCR 검사를 실시해서 신기했다.

 

소품샵이 늘어서있는 거리, 나카미치도오리(仲道通り) 입구에 들어서니, 무료 코로나 모니터링 검사소가 있었다. 받을까도 했지만, 딱히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그냥 지나치게 되었다. 내내 잠잠하다가 갑자기 코로나 감염자 일 4만 명은 무슨 일인가. 백신 치료제와 오미크론이 막 나왔을 때만 해도 굉장히 낙관적인 전망으로 기대하게 만들다가, 코로나가 끝나는 날이 다시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 코로나야 적당히 좀 해라.

 

소품점길1
정말 예쁜 소품들이 많았다. 
소품점길2
개구리 소품 전문 샵도 있더라.
소품점길3
살짝 흠집이 있는 그릇을 싸게 파는 곳도 있었다.
소품점길4
마당에 놓거나 문에 걸 수 있는 악세사리들.
키치죠지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소품점길5
지브리에 나올 것 같은 카페.
소품점길7
편집샵도 있더라.
소품점길8
예쁜 주방도구들이 진열되어 있었음.
소품점길10
거리는 한산한 편이었다.
소품점길11
강아지들이 그려져 있는 카페 유리창
소품점길12
이 곳도 꽤 유명한 카페 중 하나. 언젠간 가볼 기회가 있겠지.
소품점길13
도너츠 가게마저 블링블링.
소품점길17
양탄자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소품점길18
할아버지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던 카페. 이 곳도 꽤 유명한 듯.

 

거리를 본 소감은, 정말 예쁜 소품이 많다는 것. 일본에 오기 전까지는 온갖 아기자기한 것들이 일본에 다 모여있다길래, 어딜가도 이런 길을 볼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이런 길이 의외로 일본에 참 드물더라. 집에 장식용품을 구비하고 싶은 사람은, 날 잡고 키치죠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라이트업커피1
오늘 방문한 라이트업 커피.

 

거리를 쭉 둘러보고 들어간 것은 라이트업 커피(Light up Coffee). 꽤 바리스타에게 평판이 좋은 커피로서, 키치죠지가 본점이지만 시모키타자와와 시부야에도 체인점이 있는 곳이다. 창업자인 카와노 유마(川野優馬) 씨는, 특히 싱글 오리진 커피(シングルオリジンコーヒー)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한다. 싱글 오리진 커피는, 국가로 분류되는 커피가 아니라, 생산자를 추적할 수 있게 하는 단일 농장에서 나온 단일품종의 커피를 의미한다. 맛있는 커피로 일상을 밝게 하겠다는 의미에서 Light up Coffee로 가게 이름을 지은 모양. 

 

라이트업커피2
세련된 카페 내부 분위기.
라이트업커피3
열심히 커피 제조 중인 바리스타.
라이트업커피나옴
오늘의 커피는 과테말라 커피입니다. 카페라떼 등장.
라이트업커피과테말라
뒤집어 보니 상세한 정보가.

 

여기도 일명 "커잘알"에 특화된 카페가 아닐까 한다. 나는 카페라떼를 시켰는데, 긍정적인 의미로, 커피 맛이 오묘하게 우유와 함께 입에 짝짝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왠지 싫지 않은 느낌? 커피를 가져다줄 때 오늘은 어디 산 커피라는 점을 바리스타가 가르쳐주는데, 오늘의 과테말라 산 커피는 두터운 과실미와 단 맛이 특징이라고 한다. 사과를 캬라멜라이즈했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고, 확실히 혀에 닿는 감촉은 크리미했음은 느껴졌다. 이렇게 쓰여진 설명을 바탕으로 조금씩 맛을 음미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재밌는 것 같다. 키치죠지에 오시면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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