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 코로나시대 일본 취준/취활 경험담! 대학원생의 대기업 내정(1)
2019년 연구생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 석사로 입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020년 봄 즈음 코로나가 찾아왔다. 코로나로 인해 일상 뿐만 아니라, 취준 혹은 취활(就活)의 방법 그 자체가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당황스러웠던 2020년 만큼은 아니었지만, 2021년에 취활을 했던 나 역시, 크게 변화한 취활 프로세스에 적응해야만 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취활에 전력을 다한 결과, 2021년 닛케이 시가총액 랭킹 100위 안에 있는 일본 대기업 2사에서 내정을 받을 수 있었다. 일본 취활 경험담은 비교적 많지만, 일본 대학원을 다니며 내정을 받기까지의 경험은 특수한 케이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기처럼 지난 1-2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적어보려고 한다. 석사 논문과 병행하여 취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학부생만큼 온전히 취활에만 전념할 수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어서 쉽지 않은 시간이었음에는 분명했다.
★ 닛케이225(日経225企業), 닛케이 시가총액 랭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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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원에 진학하기 이전의 상황을 적어보자면, 먼저 나는 ①문과 서울 4년제 대학의 학부를 졸업했다. ②군필이었고, ③음악 관련 동아리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며, ④장기적으로 종사한 과외를 비롯한 교육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었다. ⑤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기간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취준을 해본 적은 없으며, 다만 관심 업계를 탐색하기 위하여 취업 동아리에 참가했던 경험은 가지고 있다(이 경험은 취활과정에서 재료로 쓰지 않았으므로 번호 생략). 한국 취업시장에서는 상위에 기술한 것들이, 스펙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대학 경험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일본에서는, ①~⑤는 취활 과정에서 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용되는 메인 재료에 해당한다.

한편, 나는 한국에서의 진로 탐색의 결과, 국내 사기업에 취직을 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먼저, 국내의 극심한 취업난을 생각했을 때, 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를 우선하기보다도, 또는 내가 원하는 업계의 기업만을 노려서 취준에 임하는 것보다도, 취업 그 자체를 우선해야만 붙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고 "대기업 간판", "기업의 네임 밸류"를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한편 내 스스로도 까다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평판 좋은 S사에 들어간다고 한들 내가 썩 반가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어차피 그 회사에 들어간다고 한들, 직장에서의 힘듦을 보상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일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럼 "나는 대체 어떤 직장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쉽사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취업에 관한 나의 선호도"가 그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까 싶어 생각해본 결과, "앞으로 종사하게 될 직업이 외국과의 교류가 많은 직장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나왔다. 그런데 모순적인 것은, 동시에 흥미가 있는 업계를 조사한 결과, 그 업계의 한국 기업들이 해외와의 교류가 지극히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지망하는 업계의 기업을 들어간다고 한들 그 기업에서 해외와 교류가 많은 팀에 배속될 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내 선호를 모두 만족시키는 국내 기업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에 오기 전에 나는 이러한 진로에 관한 생각들을 단어로 구체화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불만은 좀 더 뿌연 무의식에 가까웠다. 다시 정리하며 생각해보니, 世間知らず에 욕심 많은 고집쟁이에 가깝지 않았나 싶다(물론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지만).
애초에, 개인의 선호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업이 어디있겠는가. 다 차선책으로 들어가고 싶은 기업에 대한 입사 준비를 하는 거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의식의 흐름은 적당한 기업을 선택해서 취준을 해야겠다는 발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그즈음, 내 자신이 연구자로도 자질이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차선(혹은 최선)으로서 해외 대학원을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대학원에 가고 싶은 부수적인 이유로, 해외 취업의 발판으로 이용할 수 있겠다는 점도 분명히 있었다. 박사과정의 진학이냐, 취업이냐의 두 갈래 길에 대한 선택은, 석사 1학년을 보내면서 생각하기로 했다.

단순히 일상을 해외로 옮겨온 덕분에, 굳이 직업적인 부분에서 '해외적인 요소'를 강조할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단순히 언어적인 부분에서도 끊임없이 배워야만 한다는 스트레스가 싫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체험하기 힘든 해외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점, 한국 출신이라는 특성이 강조되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범주가 생긴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외국에서 사는 것이 다 좋을 리가 있겠는가. 외국인이라서, 혹은 특히 일본어가 부족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일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점은 언제나 힘이 든다. 게다가 늘 긴장해야하는 부분이 있고(안 그래도 불안도가 높은데!), 자신이 어떨 때는 무력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이 선택은 충분히 가치가 있겠다는 판단이, 대학원을 다니면서 어느 정도 각이 섰기 때문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로 하였다.
이번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가까웠다면, 다음 편은, 석사 1학년 때 인턴 업계를 훑어보며 조금씩 취업에 대해서 생각해 보던 때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한국에서 일본 취업을 생각하는 분이나, 일본 유학을 하면서 취업을 생각하는 분(특히 대학원생)에게는 흥미로운 체험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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