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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본 맛집

다이칸야마 카페 맛집, MONKEY CAFE D.K.Y.(モンキー カフェ 代官山)

by 몰두 2022. 1. 12.

"다이칸야마가 그리 오샤레한 거리라더라"라는 말은 도쿄와서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일본에 온 뒤로 3년간 다이칸야마에서 가보고 싶은 카페를 마땅히 찾지 못했다. 나는 사실 한국에서는 그닥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지도 않았고, 메가 커피에서 아메리카노로 카페인 때려넣으면 만족할 정도로 커피 맛도 잘 모른다. 고급 카페하면 스타벅스 정도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정도. 그런데 반대로 일본에서는, 내가 단순히 찾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가성비 커피집이 그닥 없다.. 일단 스타벅스가 한국과는 반대로 가장 가성비 좋은 카페에 가깝다. 게다가, 일본은 카페 테이블이 대체로 좁고 다닥다닥 붙어있다. 특히 스타벅스의 좁은 원탁형 테이블! 패드나 노트북을 꺼내기엔 너무 작은 당신.. 그래도 일본 특유의 협소한 공간을 알뜰하게 쓰는 것이 어느 정도 보편화되어서 스타벅스에서 개인적인 업무를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에겐 불편하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좋아했던 일명 '카공(카페 공부)'을 일본에서 한 적이 없다. 그래도, 반대로 일본에는 맛있는 커피를 추구하는 개인 카페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각 바리스타가 심기일전해서 만든 커피를 즐기기에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커피 취향을 탐구하기에는 적합한 듯. 그래서 그런지, 점점 카페의 본 목적인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한국과 일본의 카페 문화차이로 인해, 내 성향도 조금씩 바뀌어가는 듯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보다도 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널찍한 카페가 좋은데, 그런 카페를 많이 발견하지 못했다. 대충 이런 카페에 대한 니즈를 가지고 있던 나에게 있어, MONKEY CAFE D.K.Y.를 발견함으로 인해, 오랜만에 괜찮은 카페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칸야마 홈페이지(http://www.daikanyama.ne.jp/)에도 추천 카페로 나와있는 걸 보면, 꽤 유명한 카페이긴 한듯.

 

카페입구
MONKEY CAFE D.K.Y. 입구. 꽤나 오샤레.
맛있는 커피 한 잔을 위해 조금 기다려줄 수 있으실까요?
90분제
90분제라지만 칼같이 90분 되면 쫓아내지는 않는다. 손님 상황에 따라 다른 듯.
메뉴
메뉴를 참고합시다.
야외석
날씨 좋은 날 앉으면 좋을 것 같은 야외석

 

유럽적송(欧州赤松)으로 만들었다는 카페의 외관이 꽤나 오샤레. 카페가 나선형으로 되어있어서 유리창의 크기도 각각 다른 모양이다. 또한 이 카페의 장점은 역시, 널찍한 자리와 맛있는 커피라는, 일본에서 잡기 힘든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은 곳이라는 점이다. 더 이상 다닥다닥한 테이블은 그만.. 그리고 특이한 점은 이 카페가 90분제라는 것인데, 업무를 보면서 죽치고 앉아있기에 너무 적합해서 만들어놓은 매뉴얼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90분 칼같이 체크해서 내보내는 건 아닌 것 같고, 사람들이 많으면 나가달라고 말하지 않을까 한다. 내부에 들어가면 90분제를 포함하여, 점원이 카페 이용에 관한 긴 설명을 친절하지만 로봇같은 느낌으로 다시 한 번 말해준다. 야외석도 날씨가 좋으면 앉고 싶을 정도로, 주변 경관도 한적하니 좋다. 

 

원숭이1
살아있는 원숭이는 없지만, 원숭이 모형은 있다.
원숭이2
입구를 지키는 또 다른 원숭이 모형.

 

이 카페가 '원숭이 카페'인 이유는, 살아있는 원숭이가 있어서는 아니다. 이 카페에서는, 田中健太郎라는 아티스트에 의한 원숭이 작품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 나선형의 벽을 가로지르듯이, 많은 원숭이 작품들이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벽화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모형인 것 같다. 하지만 모던한 건물 내부와 묘하게 어울려서 좋았다. 

 

테이블위이용안내
자리를 잡은 테이블 위를 보면 이용안내가 또 있다.
커피만드는곳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드는 레지.
액자들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여러 작품들이 걸려있다.
1층경관
와이드로 잡으면 이런 느낌.
1층경관2
사람이 꽤 있었다. 우리가 들어온 뒤로도 계속 사람이 많이 왔음.
계단위에도테이블이
위쪽에도 테이블이 있다. 저기가 왠지 명당인 듯하다.
갤러리에온것같은장식물들
몽키 갤러리.

 

원숭이 모형 뿐 아니라, 이 카페는 'MONKEY GALLERY'를 운영하는데, 그림, 일러스트, 오브제, 사진, 디자인 등의 작품의 전시와 기업전시회 세미나도 개최하는 '렌탈 갤러리'인 모양. 덕분에 넓은 내부가 자칫하면 심심할 수도 있을 텐데, 색색의 작품들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피

 

약간 쓴 맛이 강한 녀석을 추천받아 마신 커피. 덕분에 여유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어 나도 Thank you였다. 이 포스팅을 보는 독자들도 다이칸야마에 오신다면 꼭 방문을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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