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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본 맛집

도쿄 시모키타자와 맛집 아부라소바,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매콤함!

by 몰두 2022. 1. 10.

2019년 코마바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마바에서 두 역 떨어져 있는 시모키타자와라는 곳이 나름 번화가라는 사실을 기숙사에서 주워들었던 게 기억이 난다. 시모키타, 시키타 등등 사람마다 부르는 줄임말도 가지각색이다. 어찌되었든, 맛도 영양도 잡지 못한 학식에 지쳤을 때는 시모키타자와로 향하라는 주위 사람들의 말이, 시모키타자와를 자주 이용하게 된 계기가 되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기숙사에 살던 친한 형이 긴자에서 아부라소바를 먹은 적이 있다는 말과 함께, 시모키타에도 그 아부라소바 체인점이 있는데 꽤 맛있으니까 함께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부라소바라는 이름을 그 때 처음 들었는데, '소바'를 그렇게 좋아한다고 볼 수 없는 나는, 기름 + 소바라는 이름의 조합에 호기심은 생겼지만 '기름이랑 소바가 어떻게 어울리지?'라는 의문이 더 컸다. 다만, 아부라소바 시모키타자와 체인(油そば 東京油組総本店 下北沢組)은, 코마바에서 시모키타로 향할 때에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곳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사람이 줄을 솔찬히 서는 가게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처음 먹게 된 아부라소바. 스트레스 받을 때는 엽기 떡볶이나 불닭볶음면이 땡긴다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나는 그 후로 아주 자극적인 걸로 위장을 때리고 싶을 땐 아부라소바가 떠오르게 되었다. 내게 아부라소바를 소개해 준 형도 아부라소바에 대한 포스팅을 해서, 살포시 링크를 첨부.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hklee802&logNo=222617231258&navType=tl

 

도쿄 아부라소바 油そば 아부라구미 총본점

도쿄 여행할 때 먹었다가 한국 돌아가면 자꾸 생각나는 그 맛 아부라소바는 국물 대신 특제 소스+따뜻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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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라소바간판
시모키타자와 아부라소바 도쿄아부라구미총본점(油そば東京油組総本店)

 

그래서 자극적인 게 땡긴 이 날도, 시모키타자와에서 아부라소바를 먹기로 했다. 사실 아부라소바(油そば)라는 글자보다도 도쿄아부라구미총본점(東京油組総本店)이라는 글자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명 "짭부라소바"가 많기 때문이다.. 아부라소바 글씨가 똑같이 쓰여져 있고 심지어 폰트도 비슷한데, 파는 것은 아부라소바 비스무리하지만 시모키타자와에서 먹던 것과는 좀 다른 아부라소바를 파는 곳이 군데군데 있다. 그런 곳도 평이 좋은 가게가 있긴 하지만, 여기서 소개하고 싶은 아부라소바는 도쿄아부라구미총본점(東京油組総本店)이 쓰여진 체인점이다. 오늘 소개할 곳은 아부라소바 시모키타지부(下北沢組)이다. 지부(組)라는 글자에 뭔가 야쿠자 조직에서 형님! 이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

 

아부라소바칼로리
칼로리를 고려한다면 애초에 면을 먹지않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지만, 일단 감사합니다!
아부라소바 점포 내부
가게 내부가 살짝 보이는 유리창. 카운터석만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부라소바가게앞
줄을 서서 자판기에서 표를 사고 들어가는 손님들.
자판기
아부라소바 자판기.
모치카에리개시
포장을 하면 맛은 반감. 되도록이면 점내에서 먹자.

 

왠지 모르겠는데, 자꾸 아부라소바를 보면, 한국에서 정말 좋아했던 "육쌈냉면" 생각이 난다.. 전혀 다른 건 알지만 물냉 비냉 생각나듯이.. 어쨌든 아쉽게도 2021년 말에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있어서, 본래 780엔이었던 오리지널 아부라소바가 820엔으로 인상하였다. 860엔이었던 매운 맛 아부라소바는 920엔으로 인상. 그래도 보통(나미모리), 곱빼기(오오모리), 특곱빼기(W모리)가 모두 동일한 가격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 사실 이 날 방문하기 전까지 인상소식을 몰랐다. 오늘 주문한 것은 아부라소바 W모리(특곱빼기?)와 A 토핑이었다. 이유는 인상한 가격으로 1000엔으로 딱 떨어지기 때문에. 점내에는 매운맛 아부라소바에 들어있는 양념장이 따로 비치되어 있는데, 그래서 보통 나는 오리지널로 시키는 편이다. 그리고 살짝 맵찔이가 된 부분도 없잖아 있다.. 덧붙여 저번에 포장을 해서, 아부라소바를 집에서 먹은 적이 있는데 여러모로 점내에서 먹는 게 훨씬 맛있다. 카운터석밖에 없는 아늑한 점포 안에서, 맛있는 한 끼를 먹도록 하자.

 

재료준비
양념장, 양파, 식초, 라유
양파팍팍뿌려
잘게 썬 양파는 이렇게 들어있다.
먹는방법설명
기다리는 동안, 먹는 법이 쓰여져 있는 종이라도 볼까.

 

아부라소바는, 식초와 라유와의 상성이 매우 좋다! 물론 어느 정도 넣느냐는 개인의 자유지만, 가게가 제시하는 매뉴얼은 다음과 같다. 보통은 2번, 오오모리라면 3번, W모리라면 4번 크게 돌리면서 식초와 라유를 뿌려주자. 코스트코의 피자를 주문하는 데에서 등장할 법한 다진 양파가 구비되어있는데, 그것도 넣어주면 맛있다. 나는 팍팍 뿌리는 것을 선호하므로, 매우 많이 넣어주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 오리지널의 끝맛이 느끼해서 물리는 사람에게는, 기호에 맞춰서 매콤한 양념장을 적당하게 넣는 것을 추천한다. 

 

아부라소바
아부라소바 오리지널.
재료를넣은아부라소바
먹고싶은 토핑을 자기 식대로 넣어보자. 양파 많아, 양념장 많이.
비빈후의아부라소바
섞었을 때의 비주얼은 완벽.

 

은혜로운 아부라소바의 영롱한 자태였지만, 가격인상이 된 것치고는 전체적으로 양이 적어졌다. 옛날에는 분명 오오모리만 먹었어도 배가 정말 많이 불렀었는데, 이 날 먹었을 때는 W모리를 먹었는 데도 '양이 그렇게 많지 않네?'라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위가 늘었나?' 하고 생각했는데, 오오모리를 시킨 같이 온 형도 분명 적어졌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성인 남성 기준 W모리가 적당한 것 같다. 그래도 맛은 그대로였으므로 불만은 없지만. 체인점은 도쿄를 포함한 일본 각지에 존재하므로 꼭 일본에 방문한다면 먹어보는 것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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