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도일을 한 이후, 한국에 일명 '오마카세'가 유행을 타기 시작한 것 같았다.
어떤 의미로 오마카세를 쓰는 건지에 대한 정확한 컨센서스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오마카세(お任せ)라는 말처럼 주방장에게 메뉴를 '맡기는' 식으로 음식을 내오는 고급 주방특선을 의미하는 듯하다.
귀동냥으로 그러한 스타일이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카더라'를 듣고, 코로나에 의한 신규입국 금지가 풀리면,
사람들이 도쿄에 관광할 때, 정보만 있다면 로컬 오마카세 초밥을 즐기고 싶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도쿄에 놀러왔으니까 가성비보다도 퀄리티를 중시하겠다는 사람도 많겠지만,
퀄리티도 높고, 가성비도 좋은 도쿄의 로컬 스시집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스시도코로 신타나카(すし処 新田中)」.
이 곳은, 토요코선(東横線) 토리츠다이가쿠역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으면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시부야에서 토리츠다이가쿠역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리니, 접근성도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스위츠의 성지 지유가오카와도 가까우니, 이 근처를 방문한다면 방문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예약이 조금 까다로우며 예약을 하지 않으면 거의 들어갈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방문 중에 예약을 하지 않은 손님이 들어왔지만, 직원이 최소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
인터넷 상에서 가게 방침은 기본적으로 '완전예약제'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게다가, 예약은 전화로 해야 하며, 인기가 많은 터라 언제 어떤 타임이 가능한 지 예측하기 힘들다.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르지만, 영어 대응이 잘 안되는 터라 일본어로만 해야하는 단점이 있다.
가격은 2021년 12월 1일부터 가격이 인상되어 인당 세금 포함 4,620엔.
운이 좋게 크리스마스 이브에 예약이 가능해서, 토리츠다이가쿠역에 도착하였다.
신타나카를 오는 것 이외에는 이 역에 내려본 적이 없을 정도로, 내게는 무난한 베드타운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도 Tokyu Store은 번화가에만 있는 이미지가 있는데, 여기에도 있는 거 보면 무시할 만한 동네는 아니지만.
신타나카는 역에서 직선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찾기는 어렵지 않다.
직선 거리를 걷다가 약간의 오르막길이 느껴진다 싶으면 왼쪽에 신타나카가 보일 것이다.
이 곳은 늘 멀리서부터 온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변에 거주하는 로컬민으로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이다.
오늘 좀 스시를 씹어보고 싶다 하면 생각나는 신타나카, 입구만 봐도 침이 고이는 부분.
신타나카는 칸사이즈시와는 구별되는 에도마에즈시의 명맥을 잇는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현 도쿄 23구에 해당하는 에도(江戸)의 앞에 위치하는 도쿄만(東京湾)에서, 고기를 잡아 네타로 삼은 스시를 의미한다.
에도마에즈시가 등장할 즈음에는 냉장고도 없었기 때문에, 식초나 소금을 절인다든지 소스를 바른다든지 해서, 재료가 상하지 않고 오래 네타로 사용될 수 있게끔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은, 딱히 간장을 찍을 필요가 없이 스시가 소금이든 타레든 간장이든 양념이 다 되어 나온다.
우리는, 타베호다이(食べ放題) 메뉴를 주문했다. 타베호다이는 먹고 싶을 만큼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의미하는데,
이 때문에 보통은 뷔페와도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단, 신타나카의 타베호다이는 뷔페와는 약간 다른데, 주어진 시간 동안 메뉴를 2개씩 주문하면, 오마카세 느낌으로 요리인이 착석한 앞에 보이는 야자수잎에 계속 올려주는 코스이다.
내 기준으로 한동안 초밥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넉넉하게 먹을 수 있었다.
처음 주문하기 이전에 타베호다이를 주문한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츠케마구로와 토로가 나온다.
초밥 네타는 다른 음식과 비교했을 때 주문하기 어려운 편에 속한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로컬 일본인도 헷갈려하는 생선 한자가 나올 정도니까.
그래서 간단히, 신타나카 주문을 위한 생선 이름들을 정리해보았다.
★: 추천 네타
●人気十選 인기십선
★煮穴子(にあなご) 삶은 장어
生穴子(なまあなご) 생장어
★ボイル海老(ボイルえび) 데친 새우
★カレイえんがわ 가자미 지느러미
生たこ(なまたこ) 생문어
サーモン 연어
あじ 전갱이
いわし 정어리
★活車海老(いきくるまえび) 산 참새우
★タイ 도미
甘海老(あまえび) 단새우
★中とろ(ちゅうとろ) 참치 츄토로
鮪赤身(まぐろあかみ) 참치살코기
鮪づけ (まぐろづけ) 참치절임
勘八(かんぱち) 잿방어
小肌(こはだ) 전어
さば 고등어
白えび(しらえび/しろえび) 흰새우
牡丹海老(ぼたんえび) 모란새우
帆立貝(ほたてがい) 가리비조개
活つぶ貝(いきつぶがい) 물레고동
赤貝(あかがい) 피조개
ひも 조개의 매듭부분
青柳(ばかがい) 개랑조개
みる貝(みるがい) 왕우럭조개
生かき(なまかき) 생굴
ほっき貝(ほっきがい) 함박조개
あわび 전복
たいら貝(たいらがい) 키조개
★こばしら 조개관자
さざえ 소라
いか 오징어
★黒ムツ(くろむつ) 흑금태
★鰤(ぶり) 방어
★垢穢(くえ) 자바리
●昆布×4種 다시마x4종
車子 しゃこ 갯가재
げそ 오징어다리
数の子 かずのこ 말린 청어알
子持昆布 こもちこぶ/こもちこんぶ 청어가 알을 낳은 다시마
かに身 かにみ 게살
ぎょく 어육을 넣은 계란말이
玉子焼 たまごやき 계란말이
●野菜にぎり 야채쥠초밥
しいたけ 표고버섯
めねぎ 싹눈파
長芋 ながいも 참마
かいわれ 무순
エリンギ 새송이버섯
エシャロット 에샬롯, 산파의 알뿌리
●軍かん 군함초밥
★生うに なまうに 생성게알
イクラ 연어알절임
たら子 たらこ 명란
すじ子 すじこ 연어알(미가공)
かにみそ 게의 내장
ねぎとろ 네기토로
白子 しらす 멸치, 청어, 은어 등의 치어
トビッ子 とびこ/とびっこ 날치알
あん肝 あんきも 안키모
※ 데친 새우(ボイル海老)와 산 참새우(活車海老) 중 한 개만 오더 가능할 때도 있으니 유의.
처음으로 주문한 것은 산 참새우와 모란새우.
모란새우는 처음 먹어 보는 것이었는데, 다른 새우와는 다르게 매우 부드러웠다.
산 참새우는 특히 신타나카가 에도마에즈시의 명맥을 잇는다는 것을 잘 드러내는 초밥인데, 소금 간이 이미 쳐서 나온다.
간을 싱겁게 먹는 사람들에게는 짤 수도 있을 만큼 제대로 간이 되어 나온다.
산 참새우는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보다는 신선함이 덜 했다.
동영상에서도 보이듯이, 지난번에 왔을 때는 새우 2관 제공에, 심지어 움찔움찔하는 것까지 보였는데..
심지어 연말이라 네타가 부족해서 산 참새우는 1개밖에 제공할 수 없다는 주방장의 말에 좀 아쉬웠다.
물론 지난번에 왔을 때 살아 움직이는 새우초밥을 처음 본 충격이 커서 약간 실망스러웠던 것이지, 맛은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 방문할 때는 조개류 중심으로 먹어보고 싶어서 시킨 아카가이와 히모. 아카가이는 꼬들꼬들한 느낌이 좋았다.
히모는 처음 주문해보는 것이었는데, 날 것을 잘 못 먹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도 나한테 히모는, 다양한 조개류 초밥을 먹을 수 있어서 이런 초밥도 있군 하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해준 네타였다.
우니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안정감 있는 네타! 싼 회전초밥집에서 우니 잘못시켰다간, 자칫 잘못하면 비릿한 냄새가 나는 우니를 먹을 수도 있는데, 여기는 언제나 신선한 우니를 제공한다. 하나하나를 아깝게 먹었다. 늦은 밤의 포스팅이라 사진을 보니 다시금 먹고 싶은 충동이.. 어쨌든 방문한다면 꼭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초밥을 먹다보면, 식중에 미소시루가 제공되는데 새우머리가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그런지, 날이 꽤 쌀쌀했기 때문에 따뜻한 국물이 마침 필요했던 참이어서 타이밍이 좋았다.
미소시루보다 해산물의 내음이 나는 탕에 더 강한 맛이었다. 해산물 향이 강한 탕을 즐기는 나로서는 꽤 만족스러웠다.
확실히, 100엔 초밥집에서도 나오는 네타가 여기에도 존재했지만, 퀄리티는 확실히 달랐다.
특히 옆에서 식사하던 단골손님이 자바리(くえ)를 주문하길래, 따라서 시켜봤는데 처음 먹어보는 맛있는 네타였다.
일단 그런 네타를 들어본 적도 없었으니, 나름의 작은 도전이었지만 매우 성공적이었다.
살이 진짜 매끄럽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생선인 듯. くえを食え!:)
이 때부터, 찍는 것보다 젓가락에 손이 먼저 가서 자꾸 찍는 걸 까먹었다.
각 2피스씩 있는 것을 먹고 나서야 찍는 걸 잊었다는 걸 반복했다.. 허허.
자바리가 성공한 것에 이어, 옆에서 식사하던 단골손님이 쿠로무츠도 주문하길래 나도 따라시켰다.
방어도 생각보다 매우 준수한 맛이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
각종 간을 해서 나온 왕우럭조개와 함박조개도 씹는 식감이 좋았다.
그 다음으로는 도미와 삶은 장어. 도미는 특이하게 향이 강하지 않은 아삭한 야채가 밑에 깔려있는데,
네타와 잘 어우러지는 초밥이었다. 이것도 재방문하면 다시 시켜봐야지.
다른 생선들은 대체로 차가운 이파리 위에 올라오지만, 온기를 간직해야 할 삶은 장어는 네모난 접시 위에 나온다.
손이 너무 멀어 주방장이 한번 내 접시를 쏟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딱히 더럽히진 않았고 금방 새로운 네타를 용이해주었다. 가장 연륜이 있는 주방장이어도, 가끔씩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인가보다.
딱히 장어초밥이 초밥을 먹을 때 자주 시키는 네타는 아닌데, 고소한 생선살과 타레가 어우러져 입에서 사르르 녹아서 좋았다.
초밥을 다 먹고 난 뒤에는, 후식으로 낸 수박을 먹었다. 어디서 이 한겨울에 수박을 내온건지. 겨울 수박이라고 퍼석퍼석하지 않아서 좋았다. 여담으로, 저 숟가락이 포크로도 사용되는 것을 잊는다면 매우 집기 어려우니 적당히 조각내어 찍어 먹을 것.
도쿄에서 오마카세 초밥을 먹고 싶다는 일행이 온다면, 한 번 예약을 시도할 만한 신타나카!
일단은 신규입국이 풀리는 것이 먼저겠지만, 그러한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면서,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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