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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본 맛집

도쿄 카레 맛집, 산겐자야 비스트로 키라쿠테이(ビストロ 喜楽亭)

by 몰두 2022. 1. 2.

오늘 소개할 도쿄 카레 맛집은 비스트로 키라쿠테이(ビストロ 喜楽亭). 오샤레한 동네로 유명한 산겐자야(三軒茶屋)와 이케지리오오하시(池尻大橋)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식점이다. 어느 쪽에서든 도보로 7분 정도 걸린다. 두 역 모두 덴엔토시선(田園都市線)이며, 시부야에서 매우 가까운 곳이다. 각각 급행열차로 한 역, 각역열차로 한 역 떨어져 있다. 특히 산겐자야는 분위기 있는 카페가 많이 있는 곳인데, 이 곳은 줄여서 산챠(三茶)라고도 불린다. 산겐자야의 유명한 가십거리로서는, 최근 결혼한 스다마사키와 고마츠나나가 거주하고 있는 「그랜드 힐스 산겐자야 톱 가든(グランドヒルズ三軒茶屋ヒルトップガーデン)」이 여기에 위치한다는 점이 떠오른다. 스다마사키는 특히 산겐자야에서 노상 라이브를 했던 것으로도 유명했다. 개인적으로 산겐자야는 밝은 시모키타자와의 느낌이 든다.

 

 

카레 맛집 비스트로 키라쿠테이
비스트로 키라쿠테이의 입구. 나베카레도 시작한 모양이다.

 

비스트로 키라쿠테이(ビストロ 喜楽亭)는 일본에서 다양한 카레를 맛보았지만, 비주얼도 맛도 꽤 기억에 남는 로컬 맛집이다. 가격은 1000엔 내외. 든든한 저녁이 먹고 싶을 때 수 회 방문한 적이 있는데, 평일에는 거의 웨이팅을 한 적이 없지만, 주말 런치로 방문했을 때는 처음으로 웨이팅을 했다. 나는 여기 오면서 절대 웨이팅을 한 적이 없다고 호언장담을 했건만, 혈기왕성한 두 명의 아들을 데리고 온 4인 가족과 한 커플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야말로 머쓱타드. 다행히 커플은 테이크 아웃을 했기 때문에, 그리 많은 시간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가게 앞에 붙어 있는 메뉴판.
레지에는 카레빵도 팔고 있다. 별미이니 드셔보시길.

 

가게 앞에 붙여둔 메뉴도 살펴보고 노가리를 풀면서 웨이팅을 하는데 카레빵이 보였다. 그날따라 출출했고 카레빵의 끈덕진 맛이 아른거렸기 때문에,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카레빵 한 번 먹어보자고 꼬드겼다. 혼자 올 때 카레빵은 시켜본 적 없었지만, 맛있었던 카레의 맛으로 미루어 보아 맛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먹어본 결과, 예상했던 대로 카레 속이 풍부하고, 찐득한 게 만족스러웠다.

 

가게 내부의 분위기.
락교와 츠케모노
카레를 조금씩 덜어 먹는 큰 사이즈의 렝게(レンゲ)가 들어있다.

 

가게 내부는 꽤 넓은 편이다. 조금 기다리면 락교와 츠케모노가 나온다. 우리는 치킨 카레(チキンかれー)와 숲의 버섯 카레(森のきのこかれー)를 시켰다. 대체로 어떤 메뉴를 골라도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지만, 메뉴를 추천하자면 고로케 카레(コロッケかれー)와 숲의 버섯 카레(森のきのこかれー)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샐러드와 음료세트도 있지만, 먹고 따로 카페를 가고 싶었기 때문에 세트는 패스하기로 했다. 메뉴를 고른 후에는 맵기(辛さ)를 골라야 한다. 맨 처음 이 가게를 방문했을 때, 웬만한 일본 음식점에서 웬만큼 매운 단계를 골라도 그리 맵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기에 카라쿠치(辛口)를 골랐더니, 점원이 꽤 매운데 괜찮냐고 되물어왔더랬다. 한국인이라면 카라쿠치지 하고 OK를 할까했으나, 굳이 점원이 "매운 걸 원하시면 그보다 덜 매운 츄카라(中辛)와 카라쿠치(辛口) 사이 정도로 맵기를 조절해드릴까요?"라고 촌탁해왔기 때문에 약간은 쫄보처럼 그렇게 해주세요라고 하였다. 오, 근데 점원이 말한 대로 주문했는데도 혀에 자극이 어느 정도 오더라. 그래도 맵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멋있게 "카라쿠치로 주세요" 해도 너무 매워서 못먹을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도전해 보시길!

 

먼저 나온 밥. 위에 있는 건어물의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다.

 

주문을 하면 이렇게 밥이 먼저 나온다. 위에 올려져 있는 건어물의 명칭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꼬득꼬득하니 씹혀서 카레의 물렁한 식감을 잡아준다. 그리고 옆에 있는 까만 동그라미는 건포도. 특히 식빵이나 시리얼에 건포도가 들어가 있는 꼴을 못보는 나지만, 이 카레를 먹을 때는 괜찮았다. 라이스 곱빼기(大盛り)도 있으니 부족해보인다면 추가를.

 

먼저 나온 숲의 버섯 카레(森のきのこかれー). 각종 버섯들이 들어가 있다.
다음으로 나온 치킨 카레. 닭고기 덩이가 매우 크다.

밥이 나오면 이내, "냄비 건드리시면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라고 하면서 카레를 가져다준다. 처음에 카레를 위에 올려 놓을 냄비 받침대가 물컵 코스터인지 알고 물컵을 위에 갖다놓았더니, 점원이 조심스럽게 물컵을 치운 뒤에 카레를 올려 놓던 기억이 있다. 점원과 나 사이에 약간 머쓱한 분위기가 감돌았던 기억이.. 어쨌든 이 날 먹었던 카레들은 모두 만족스러웠다. 카레는 건조한 밥에 알맞을 정도로 살짝 물기가 있다.

 

전에 먹었던 고로케 카레(コロッケかれー). 추천추천.

 

마지막으로 저번에 먹었던 고로케 카레를 올리면서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아직도 일본은 현금만 받는 가게들이 꽤 있어서, 현금만 받을 것 같은 내부(?)에 카드받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카드 된다더라. 산겐자야 근처를 방문했는데, 카레가 땡긴다면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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