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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본 맛집

도쿄 현지 삼겹살 맛집, 자갈치시장(ジャガルチ市場)! 일본 한인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의 삼겹살 파티!

by 몰두 2022. 2. 22.

2022년 2월, 조금씩 약속의 4월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때가 왔다. 약속의 4월이란, 같은 시기에 도일했던 사람들의 行き先가 전부 달라지는 시기. 특히 한국으로 떠날 2명은, 같이 보내왔던 일본에서의 3년과 비교해 앞으로의 행선지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돌아보면 다이나믹한 3년이었지만, 잠깐 꿈을 꾼 것처럼 빠르게 지나갔다는 느낌도 든다. 특히 한국행 비행기가 예정되어있는 둘은, 비행기 안에서 그러한 감정이 꽤 극대화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들은 가기 전, 일본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닐 에너지를 더욱 끌어모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홋카이도부터 큐슈까지 구석구석 가볼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나는 비록 참가하지 못한 그들의 여행이었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같은 시기에 도일한 사람 중에서, 아직 일본에 남을 예정일 다른 사람들은, 한국에 잠깐 바람을 쐬러 갔다. 나는 아마 적어도 연말까지는 그럴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그것보다 일본에 온 이후 3년 동안 한국에 갔다오지 않았다. 이쯤되면 못 간 것보다 안 간 것이 맞을 것이다. 어찌저찌 갔다올 수는 있었지만, 결국 그냥 안 가는 게 낫겠다고 내가 결정한 거니까. 한국으로 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나한테는 언제나 당장 닥쳐있는 일이 언제나 급선무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닥쳐있는 일 앞에서 새롭게 생각할 일들을 "쓸데없이" 늘리고 싶지 않았다. 갔다올 일정은 어떻게 잡을까, 격리와 백신패스는 또 어떻게 대처할까, 뭐 그런. 요즘 유행하는 MBTI를 빌어서 말하면, 나는 J처럼 계획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계획을 짜는 데에 꽤 많은 정신적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기 때문에 P처럼 행동한다고 자신을 정의한다. 여담이 길었고, 그런 내가 일본 생활에서 한국 음식이 생각날 때면, 언젠가부터 꼭 방문하게 된 한식집이 있다. 바로 한인타운 신오쿠보, 혹은 신오오쿠보(新大久保)의 자갈치시장(ジャガルチ市場).

 

자갈치시장
삼겹살이 먹고 싶을 땐 자갈치시장으로 가자

 

한인타운에서 그동안, 여러 군데의 음식점을 돌아다녔는데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이 곳, 자갈치시장(ジャガルチ市場)이다. 사장님과 종업원도 한국 분이기도 하고, 반찬을 포함한 음식 맛도 그냥 찐 한국 맛이기 때문. 개인적으로 한국 가게의 좋은 점과 일본 가게의 좋은 점을 합쳐놓은 곳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국 가게의 좋은 점이라 함은, 그냥 음식이나 응대에서 한국이 느껴진다는 것, 일단 반찬을 리필해준다는 것, 그리고 푸짐하다는 것. 일본 가게의 좋은 점이라 함은, 일본의 한식 음식점을 들어가면 알아서 고기를 구워준다는 점이다. 한국 음식점 치고 어느 정도의 오모테나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무조건 여길 오면 나는 삼겹살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를 시킨다. 타베호다이와 노미호다이는 각각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무한리필을 의미한다. 만석일 가능성이 있어서, 항상 방문할 때 전화를 하는 편인데, 응대하시는 분이 한국 분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예약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부디 이대로만 쭉 있어줬으면!

 

자갈치시장1
반찬!
자갈치시장2
기름칠을 한 불판이 나옵니다.
자갈치시장3
노미호다이 막걸리
자갈치시장4
막걸리 짠!

 

나는 최근에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도 할 겸 혼술을 끊었다. 그 전에는 자취하기 전에 꿈꿔왔던 대로 혼술을 꽤 즐기던 타입이었기 때문에, 가끔씩 이런 술자리가 생기면 퍽 반갑다. 거기에 일본에서는 막걸리가 무지하게 비싸다! 가끔 막걸리가 먹고 싶긴 하지만, 막걸리(병)를 한인 마트에서 산다고 해도 500엔 정도가 되어버리니 살 엄두가 잘 안 난다. 사실 막걸리를 먹고 싶을 때는 그 날에 쭉 막걸리로 달리고 싶지 않나. 그러니 막걸리를 사고 싶다가도, "1-2병 정도 살 바에는 안 살래.."하고 마음 속으로 접어버린다. 그런데, 여기서는 노미호다이에 막걸리가 포함되어 있다! 솔직히 시키기 전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찐 막걸리이기 때문에 안심하시길. 뿐만 아니라 하이볼이나 소주, 맥주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소맥으로 하고 싶은 날에도 방문할 やりがい는 있다. 

 

자갈치시장5
폭탄 계란찜을 다이나믹하게 찍어보았습니다.
자갈치시장6
진저 하이볼도 시켜봅시다.
자갈치시장7
순두부찌개!
자갈치시장8
상추에다 푸짐하게 싸먹읍시다.
자갈치시장9
고기와 김치!
자갈치시장10
직접 구워주시는 서비스!

 

이걸 쓰고 있는 밤에, 다시 사진들을 보니까 또 군침이 돈다.. 앞으로도 자갈치시장 게이지가 찰 때마다 방문할 의사는 매우 높다. 그리고 내가 갔을 때는 참 한국인이 많았다. 일본에서의 작은 한국이 느껴진달까.. 반면에, 일본인한테는 좀 반대로 너무 한국적이어서 어떤 식으로 느껴질까 궁금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처음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내 옆 테이블이 일본 사람들이었던 기억이 난다. 일본인한테도 괜찮게 받아들여지는 듯? 이 포스팅은 사실,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에 더 유용한 포스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도쿄에서 삼겹살이 먹고 싶다면 한 번 꼭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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