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에 서서히 지쳐가던 2021년 여름에 처음으로 방문했던 피콜로(Piccolo, ピッコロ)! 나는 여기에서 잘만 평일 런치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처음 깨달을 수 있었다. 왜 이 사실을 일본에 온 2년 후에야 깨달았냐하면, 학교 근처 음식점에서는 런치가 그렇게까지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020년 기숙사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자취를 즐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그래서 평일 런치를 탐색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거니와, 코로나이기도 하니 굳이 음식점에서 사먹느니 집에서 해먹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취를 시작한 무렵 구글 맵에 찍어두었던 평점 높은 음식점이 눈에 들어왔다. 슬슬 혼자 먹을 것을 만들어 먹기도 수고스러웠을 뿐더러 질려가기 시작했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방문한 이케지리오오하시의 피콜로. 사실 구글지도에서 가볼 곳으로 표시할 때만 하더라도, 피콜로면 아무래도 그 드래곤볼의 피콜로가 떠오르는데, 사실 '음식점 이름이 초록색 괴물 이름이 뭐야.'하고 코웃음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평점이 굉장히 좋길래, 이상하게 끌리는 음식점이었다. 다시 찾아보니 피콜로는 이탈리아어로 "작은"이라는 뜻이라는 듯. 공간도 작고 뭔가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기도 하고. 여러모로 뜻에 어울리는 것도 같다. 처음 방문하는 날, 이미 내부는 꽉 차고 웨이팅도 좀 있었다. 내가 줄을 선 뒤에도 기웃기웃거리던 사람들이 여러 명 생겼다. 옷차림새를 보아하니 다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씩 더 기대감이 높아졌달까. 한편 런치 세트(B)가 1000엔 치고 메뉴가 많길래, 처음에는 양으로 승부하는 곳인가보다 했다. 파스타에 메인 디쉬를 하나 더 준다고..? 그리고 일단 메인 디쉬라는 표현이 뭔가 양으로 승부하는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이 들어, 좀 의아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무사히 커트당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이 곳은 존버해도 앞에서 끊기는 일이 왕왕 있으니 이왕이면 좀 일찍가자.). 할아버지와 할머니 각각 한 분이 운영하시는 음식점인데, 할아버지는 주방 일을 보시고, 할머니는 홀과 주방을 동시에 케어하신다. 할아버지께서는 주방에서 굉장히 바쁘시고, 할머니도 홀과 동시에 일을 보시려니 바쁜 티가 역력했다. 그런데, 각 테이블에 나온 음식들을 보니까 그 바쁨은 초심자의 것이 아니라, 고수의 정성스러운 마음에 가까웠다.
샐러드는 신선했고, 소스도 좋았다. 그리고 싱싱한 토마토에 살짝 설탕으로 간을 했던 점도 좋았다. 토마토 파스타는 인공감미료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토마토를 여기에 몇 개나 갈아 넣은거지? 할 정도로 토마토 맛이 진했다. 그럼에도 치즈 때문에 간이 세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게 넘어갔다. 돼지고기 그리에는 양념이 아주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정말 딱 좋게 익은 상태였다. 식감도 바삭과 꼬들 중간 단계 어딘가. 그리고 곁들여먹는 야채가 달콤했다. 감자와 당근이 고구마를 먹는 것처럼 달콤한 건 또 처음이었던 듯. 오쿠라 비슷한 초록색 줄기의 꼬득한 식감이 다른 음식의 부서지는 식감을 조절해주었다. 1000엔이 전혀 아깝지 않으니, 꼭 한 번 평일 런치로 방문해보시길. 개인적으로 평일 런치 별점을 매긴다면 4.2/5 정도. 덧붙여 곧 있으면 일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는 형한테, 언젠가 여기 한 번 오자 했다가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만족한 듯 보여 좋았다. 포스팅을 읽는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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