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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여행

도쿄 근교 아타미 여행 추천 / 호텔 유토리로 아타미, 카이센동과 생선구이(1)

by 몰두 2022. 9. 25.

회사에 시달리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터라, 나는 실버위크에 충실히 그리고 온전히 쉬기로 마음 먹었다. 처음엔 치바의 보소반도로 떠날까 했었으나, 대학원에 다니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번개로 실버위크의 화수목을 이용해 아타미 여행을 가기로 확정지었다. 여행에 가기 이틀 전 우리는 숙박과 교통에 대해서 상의를 했고, 구글 맵과 じゃらん 등을 이용해 이틀 숙박비를 총 합산하여 인당 만엔으로 끊어버렸다. 혼자서 여행가는 것이었다면 이렇게 열심히 찾지는 못했을 것 같은데, 친구의 여행스타일에 맞춘 것도 아닌데도, 정말 하루종일 열심히 찾은 끝에 좋은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아타미는 도쿄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온천 휴양지이다. 온천 휴양지 하면 하코네가 떠오르는데, 개인적으로 하코네는 '온천'에 특별히 방점이 찍혀있다면, 아타미는 '바다'가 보이는 온천 휴양지의 느낌이다. 도쿄에서 아타미까지 가는 방법은 ① 신칸센을 타거나, ②오도리코(踊り子) 열차를 타거나, ③ 우에노-도쿄라인을 타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교통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③번을 이용했지만 딱히 열악한 환경은 아니었다. 어르신들이랑 같이 가거나 지정좌석제로 가고 싶다는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우에노-도쿄라인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평일에 갔기 때문에/태풍예보 때문에 사람들이 없어서 쾌적하게 간 부분은 있다만. 시나가와 역에서 아타미까지,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며 갔더니 금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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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역으로 가는 열차. 필사적으로 회사를 잊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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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바다. 아타미역.

 

우리가 아타미로 향했던 9월 20일. 일본에는 전국에 걸쳐 태풍예보가 내린 상황이었다. 아타미는 이전에 태풍으로 인해서 무자비한 산사태가 일어났던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날의 일정만은 피했던 모양이지만(숙박비가 쌌다), 우리는 상남자처럼(?) 아타미로 향했다. 물론, 태풍이 혼슈의 위쪽으로 향하고 있는 터라 아타미 쪽을 직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지만. 어쨌든 아타미로 향할 때는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니 점점 아타미에 다다르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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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에 왔으니 생선을 먹어줍시다. 생선구이 정식을 주문하니, 오늘은 고등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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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역 앞에 있는 온천. 슬리퍼 때문에 까진 내 발등이 아파보인다.

 

우리가 첫 날 숙소로 예약한 '유토리로 아타미'는, 아타미역으로 배웅을 위한 차량을 지원해주는 곳이었기에  점심을 먹고 아타미역 근처를 둘러보았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컨셉이 정해진 것은 어떤 점심을 먹을 지에 대해서 서로가 이야기를 했을 때였던 것 같다. 우리가 인식한 아타미스러움은, 시골 마을의 한적한 정취였다.  호화로운 런치를 제쳐두고, 시골 마을이 느껴지는 로컬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히가와리 런치로 두툼한 회가 나왔을 때, 메뉴판의 구석에 적혀있던 생선구이 정식을 시켰을 뿐인데 생선의 두툼함이 보통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을 때, 우리의 텐션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전화로 예약했던 15시 15분이 될 무렵, 우리를 마중 나온 차량에 탑승하여 유토리로로 향했다. 4400엔 플랜을 예약하였기 때문에, 어떤 방을 사용할 지는 호텔 측에 '오마카세'하는 플랜이었다(기간 한정). 가는 길은 안개가 짙게 끼고, 부슬비가 내리는 상황이었지만 우리는 내일 맑게 갤 것을 기대하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향해보니, 퀄리티는 대만족! 그 날 투숙객이 얼마 없었기 때문인지 최상층에 뷰가 좋은 곳에서 묵을 수 있었다. 숙소 안에서는 자차를 끌고 온 투숙객들이 이용하는 글램핑장도 보였는데, 여름의 끝자락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추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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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는 짙게 끼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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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뷰임에도 방 안에서 오션은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 보이는 글램핑장이 추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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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가져가라고 했던 유카타. 오비는 방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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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드링크가 준비되어 있었으며, 족욕을 할 수 있었던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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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과 포켓볼을 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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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 내부 풍경.

 

숙소가 꽤나 마음에 든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친구는 잠시 연구실 사람과 줌 미팅이 있다고 했다. 나는 떠나기 전 날에 디즈니랜드에 갔던 것도 있었고, 그 동안 회사에서 쌓여있던 피로가 겹쳤던 모양인지 침대에 누워 그대로 1-2시간을 자버렸다. 친구의 줌 미팅이 끝날 때쯤 나도 일어났고, 우리는 온천에 가기로 하였다. 부슬비를 맞으며 노천온천에 몸을 담구니, 끊임없이 반신욕을 할 수 있었다. 온천도 하고, 포켓볼도 치고, 그 동안 밀려있던 이야기를 하다보니 밤 늦게까지 떠들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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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개니까 오션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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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 선 비치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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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함께 저 멀리 보이는 아타미 성

 

다음 날, 우리의 예상대로 날씨가 완전히 개었다. 우리는 다음 숙소의 카운터에 짐을 맡기고, 아타미 성과 ACAO FOREST로 향하기로 하였다.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에 대해서 서로에게 미루던 우리였기에, 일단 상점이 모여있는 쪽을 향해 걷게 되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친구의 눈빛이 어떤 가게 앞에 고정되었는데, 내 눈에는 그 가게가 그리 특별한가 싶었지만 누가 봐도 이녀석의 눈은 이 가게에 꽂혔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 미니 카이센동까지 800엔이래! 라길래, 나도 내키는 상점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므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특별한 고명이 추가된 것이 아닌 가정식 붓카케 소바였지만, 텁텁함이 없이 깔끔한 맛이었다. 카이센동까지 추가되어 든든한 것은 덤. 나름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합의한 아타미스러움의 연속이었으므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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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린 로컬 맛집에서 800엔에 즐긴 붓카케소바 + 미니 카이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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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미 성 쪽으로 올라가기 위한 로프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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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면 이러한 풍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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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이러한 전망을 보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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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크림과 함께 한 컷.

 

아타미 성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처음에는 걸어올라갈까 하여 구글맵으로 검색해보았으나 산을 뺑 둘러서 올라가야했기 때문에 로프웨이를 통해서 올라가기로 하였다. 그 전까지는 저 멀리 바다가 보인 것에 불과했다면, 올라가니 정말 탁 트인 수평선이 펼쳐져 있었다. 야호 하고 소리지르고 싶은 분위기였다. 만약 혼자 올라와서 책이라도 하나 갖고 왔다면, 로프웨이로 올라간 정상에 있는 카페에서 탁 트인 경치와 함께 책이라도 읽고 싶은 분위기였다. 근처를 배회하다보면, 'photo spot'이라고 정성스레 써준 촬영하기 좋은 장소도 많으므로 이용해보자.

 

https://doowhatiwant.tistory.com/53

2일차 숙소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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