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봄이 다가왔을 때 만개하는 벚꽃을 구경하기 위하여 리쿠기엔(六義園)에 갔다 왔다. 리쿠기엔은 도쿠가와 막부의 쇼군에 총애를 받던 야나기사와 요시야스(柳沢吉保)가 별장으로 만든 유명한 정원이다. 중앙에 있는 인공 연못 주변에 오솔길도 분위기가 좋았고, 정원 내가 잘 정비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코마고메(駒込)역에서 7분 내외로 걷다보면 바로 등장한다. 입장료는 300엔. 리쿠기엔에 오기 전까지는 나카메구로 역 근처 벚꽃 정도만 유명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숨은 벚꽃 명소들(穴場)'이 많아서, 앞으로 다가오는 봄에는 다른 명소도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숙사에서 벗어나 홀로 하는 자취를 이제 막 시작했던 시기에 걸맞게, 형형색색의 도시락을 싸겠다는 열정을 보였더랬다. 소떡소떡이 아직 찬 바람에 식어서 만들 때만큼 맛있지는 않았지만 비주얼은 나름 괜찮았다. 그리고 무스비를 만들었었는데 파인애플에 물기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김이 적셔지는 바람에, 생각보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것처럼 잘 안 말렸다. 그래도 갖고 올 때까지 형태는 지속된 듯. 호평이었던 건 연어알 주먹밥과 딸기 크림치즈 식빵말이(?). 만들 때는 양이 별로 안 많아 보였는데, 먹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양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도 나름 맛있게 먹는 걸 보니 좋았던 기억이 있다.
리쿠기엔도 좋았지만, 적절히 즐긴 후에 밖으로 나와보니 시간이 뭔가 애매해서, 근처에 있는 정원 하나를 더 가보기로 하였다. 나는 꽤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별 문제없는 식으로 제안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살짝 뾰로통한 표정과 함께였다. 갔는데 별 거 없으면 책임지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나는 구 후루카와 정원(旧古河庭園)으로 손을 잡아 끌었다. 구 후루카와 정원은 1919년 '후루카와 재벌'이 지었다고 하며, 현재는 국유재산화가 되었다는 모양이다. 물론 충동적으로 끌려서 간 곳이기 때문에, 당시는 이 곳이 꽤 분위기 있는 곳일지 어떤지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없었다. 그래도 막상 가니까 구 후루카와 정원 자체의 분위기도 예뻤지만, 정원 안의 건물(洋館)이 굉장히 고급졌다. 더구나 그 건물 내부를 카페로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심술이 차려던 얼굴에 웃음이 피어서 좋았다.
리쿠기엔은 꽤 유명하기 때문에,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인파가 꽤 넘쳤던 것에 비해서 구 후루카와 정원은 정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처음 만났던 일본 사람에게 아이스브레이킹 차원으로, 최근에 구 후루카와 정원을 갔었는데 정말 예쁘더라 라고 했더니, "그게 어딘데?"라는 답변이 돌아왔었을 정도로 인지도는 정말 적은 편. 하지만, 적당히 피어있는 벚꽃과 녹색 이파리의 조화가 예뻤고, 정원도 잘 꾸며져 있어서 구경할 맛이 났다. 오히려 리쿠기엔보다 기대감이 적어서 그랬는지 임팩트가 더 컸을 정도. 혹시 도쿄에서 코마고메에 들릴 일이 있으시다면, 한 번 방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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