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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여행

에노시마 카마쿠라, 도쿄 근교 당일치기 여행

by 몰두 2022. 1. 6.

도쿄 근교 여행의 대표적인 명소로 꼽히는 에노시마(江ノ島)와 카마쿠라(鎌倉). 이 곳은 대표적인 쇼난지방(湘南エリア)의 명소이기도 하다. 80년대 근방에는, 이 곳이 여름과 트렌디함의 이미지를 갖춘 터라 당시의 인기곡에도 자주 등장한 모양. 예를 들어, TSUNAMI라는 곡으로 유명한 사잔 올스타즈(サザンオールスターズ)의 데뷔곡 「勝手にシンドバッド」에도 등장했다. 또한 이 곳이 슬램덩크의 배경이라는 건 더 유명한 이야기가 아닐까. 

 

나는 이 곳을 2019년에 한 번, 2020년에 한 번 방문했다. 그 기억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2019년 4월에 도일한 이후, 도쿄 근교 여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이 곳에 방문한 것이라 꽤 기억에 남는다. 2020년에 방문했을 때는 코마바 롯지에 함께 머물렀던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 이곳저곳을 방문했었다. 2019년에 아쉽게 못간 곳을 방문할 수 있었어서 기뻤던 기억이 있다. 또, 2019년에 에노시마를 웬만큼 방문한 줄 알았는데, 몰랐던 명소를 더 알게 되어 좋았던 기억도 있다.

 

멀리보이는후지산
에노시마에서 보이는 후지산
도쿄에는 까마귀가 있다면, 여기는 매가 있다.

 

두 여행 모두 아침 일찍 '에노시마'를 먼저 보러갔다. 카타세에노시마역(片瀬江ノ島駅)에 도착하니 저 멀리 후지산이 보였고, 하늘에는 도쿄에서 자주 보이는 까마귀 대신 매가 날아다녔다. 그래서 저 위에 날아다니는 것은 매(タカ)냐, 솔개(トンビ)냐 독수리(ワシ)냐로 논쟁 아닌 논쟁을 벌였던 것이 기억이 난다. 아직 아침이라 쓸 에너지가 넘쳐서였을까, 우리들은 참 정성스레 논쟁을 벌였다. 문제는, 그 논쟁이 어떻게 마무리된 게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하늘 위를 슝슝 날아다니는 저 녀석들은, 내 기억으로는 아마 매였던 것 같다. 의식의 흐름으로 적어보자면, 일본에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의미를 지닌 「솔개가 매를 낳는다(鳶が鷹を生む)는 표현이 있는데, 일본에서는 매가 고귀한 존재로 평가받는 반면, 솔개는 평범한 존재로서 인식된다고 한다.

 

에노시마전경
에노시마에서 내려다보이는 전경
에노시마전경2
꽤 절벽이 가파르다. 저 멀리 바다쪽의 사람들이 보이는 곳까지 이동할 예정.  
에노시마전경3
이동하다보면 가게들이 늘어선 것이 보이기도 한다.
에노시마전경4
에노시마에 있는 한 카페에서.

 

에노시마는 이름에 섬이 들어있는 주제에 입구부터 꽤 가파르고 또 많이 걸어야 한다. 도쿄 근교 여행으로 에노시마를 갔다오고나서 만보기 어플을 체크하면 꽤 놀랄 정도. 하지만 내려다보기 위해서는 올라가야 하지 않겠는가.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예쁜 풍경이 펼쳐져 있으니 힘을 내보자. 혹시 힘들다면 종종 쉬면서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위치에 카페가 있곤 하는데, 거기서 쉬었다 가도 좋을 것 같다. 

 

에노시마아이스
맛챠아이스를 드래곤볼처럼 모아보자.
에노시마점심
에노시마에서 먹은 점심

 

2019년에는 에노시마의 입구에서 가파르게 시작되는 오르막길에 위치한 어느 가게에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카이센동을 시켰었는데, 재료는 듬뿍 담겨있어 좋았지만 관광지인만큼 비쌌던 기억이 있다. 2020년에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맛있어 보이는 맛챠아이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씩 먹으면서 갔더랬다.

 

에노시마의 끝
에노시마의 끝,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에노시마의 끝2
다른 쪽에서도 한장.
에노시마의 끝3
뒤를 돌아보면 이러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에노시마파노라마
파노라마로도 찍어보자. 
이와야동굴
이와야 동굴에서 한 컷.
에노시마의 용신

 

에노시마로 올라가 코스대로 따라가다보면, 그 끝에 이 곳이 위치한다. 멀리 뻗은 수평선을 감상할 수 있는 스팟이다. 이 곳의 구석 한 켠에는 이와야 동굴(岩屋洞窟)이 있으며 이 안에는 용의 동상이 존재한다. 에노시마에 곳곳에는 '용'과 관련된 동상이나 장소가 많은데, 이것은 이 지역의 선녀와 오두룡(天女と五頭龍)의 전설과 연관성이 있다. 간단히 그 전설에 대해 소개하자면, 옛날 카마쿠라(鎌倉)의 후카자와(深沢)에 있는 늪에 머리가 다섯 개가 달린 용이 살아 갖가지 재앙을 불러와 사람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어느 날, 해저에서 섬이 솟아오르고 선녀가 내려왔으며, 그 선녀를 사랑한 용들이 청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선녀는 지금까지의 용의 악행을 고려하여 거절. 이에 오두룡은 악행을 그치고 개심하여 선행을 다하여 선녀와 결혼할 수 있었다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것과 관련하여 에노시마에는 「용연의 종(龍恋の鐘)」이 있다. 소문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종을 울리면 아주 맑은 소리가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방문하여 동영상으로 남겨놓는 것도 좋을 듯.

 

호코쿠지대나무
길게 뻗은 대나무
인공연꽃
인공 연꽃이 떠다니는 광경
카마쿠라대불
카마쿠라 대불
카마쿠라대불옆에서
옆에서 찍으니 규모감이 엄청나군

 

에노시마를 방문한 이후에는, 카마쿠라 대불로 향했다. 카마쿠라 대불이 있는 코토쿠인(高徳院)은 일찍 닫는 터라, 2019년에는 보지 못한 곳이었다.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은 오후 5시 30분까지지만, 입장은 폐문 15분 전. 그 때문에, 2020년의 에노시마 여행의 스케줄을 다 같이 짤 때, 나는 반드시 카마쿠라 대불을 볼 거라고 강하게 주장을 했더랬다. 직접 보니 규모에 압도될 정도로 컸다. 그러나 이 대불의 배경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는데, 대불을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었는지에 대하여 현재 거의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한다. 

 

토토로 오르골

 

대불을 보고나서는 카마쿠라 오르골당(鎌倉オルゴール堂)도 들렀다. 원래 들릴 계획이 있던 곳은 아니었지만, 예쁜 오르골들이 많아 의외의 수확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오르골은 역시나 꽤나 가격이 나가는.. 집을 예쁜 소품으로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문을 추천하고 싶다. 

 

에노시마석양
에노시마에서 석양을
에노시마석양
해변에서 실루엣이 담기는 멋진 사진을 찍어보자.
에노시마점프샷
이렇게 점프샷도 찍어보자.

 

그리고 슬램덩크 오프닝에 나오는 곳까지 방문한 뒤(방문하면 생각보다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곳.. 사람도 너무 많아 사진도 잘 안나온다.), 저녁을 먹으러가는 길에 예쁘게 물드는 석양을 무대로 해변에서 다 같이 바다를 보기로 하였다. 지금 동영상을 돌려봐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잘 안들리지만 왁자지껄하니 다들 즐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실루엣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진도 찍고, 점프샷도 찍어보았다. 

 

에노시마의밤
에노시마의 밤
에노시마에서별구경
에노시마에서 별구경. 정말 추웠다.

 

에노시마에 밤이 찾아오니, 별이 정말 무수히 밤하늘에 열려 있었다. 밤이 되어 너무너무 추웠지만, 추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별을 보고싶을 정도로 별은 또렷하고 많았다. 누군가가 별자리에 관한 강의를 해줬는데.. 나는 무엇을 가리키면서 말하는 건지 몰라, 그냥 내 식대로 다양한 방향으로 감상했었던 기억이 있다.

 

참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에노시마. 도쿄에서 그리 멀지 않고, 볼 거리가 많은 덕분에 도쿄 근교 여행 코스로서는 거의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 포스팅을 보는 여러분도 꼭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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