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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일본 유학

문부성 국비유학생 합격 수기(문과)

by 몰두 2022. 1. 12.

이번 포스팅은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 시험에 관한 경험담을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벌써 3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이고, 연구유학생 합격 이후로 도일, 석사 입학시험, 졸업논문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연구유학생 합격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흐려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연구유학생 기간은 나의 터닝포인트 중 하나이고, 그것을 위해 약 1년간 준비한 기억은 꼭 글자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렇게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내가 느꼈던 주관적인 기억이고, 면접내용과 같이 단순한 화젯거리로 삼을 수 없는 문제도 존재한다(면접에 대한 질문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래도 참 막막했던 시험 준비과정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래도 자기는 이런 식으로 준비했다는 이야기라도 듣고 싶은 심정이었기에, 기억나는 대로 옛 기억에 대하여 썰을 풀려고 한다.

 

학부를 다니거나 졸업한 대학생이 문부과학성 연구유학생으로 선발되면,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으며 연구생, 혹은 석박사생으로서 일본 대학원에 다닐 수 있게 된다. 학부에 진학하려 하는 학부유학생이나 교원연수생, 일본어일본문화연수생 등과는 다른 제도이다. 

 

필기준비
독서실에서 필기준비를 했던 기억.

 

2019년 문부성 연구유학생 시험 준비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시기는 2017년 가을 학기였다. 나는 대학수험을 위해서 까마득한 옛날에 딴 JLPT N2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흔한 N1조차 없었기 때문에 먼저 JLPT N1부터 준비하기로 했다. 사실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자신이 N2를 가지고 있든 N1을 가지고 있든 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합격을 좌지우지한단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나 일본어 좀 해"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JLPT N1을 갖고 있었다는 점, 사설 학원 시험의 이미지가 있는 JPT를 대비하기보다는 일본에서 총괄하는 JLPT를 공부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느꼈다는 점에서 JLPT를 준비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이왕 준비하는 거 N1은 한 큐에 붙어야겠다고 생각은 했고,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었던 걸로 보아 당시의 실력은 N1 언저리는 되었던 것 같다. 일본어를 잘 하는 것과 자격증 시험을 딴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나는 2018년 이전까지 철저히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식으로 대비하였다.

 

한편, 막 문부성 연구유학생 시험을 준비하려고 할 때, 내 주변에 문부성을 준비하는 사람은 전무했다. 나는 대학에서 일본 혹은 일본어 관련 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었고, 당시까지 거의 독학으로 일본어를 접한 케이스였다. 그렇다고 학원을 다닌 것도 아니었기에, 나에게 시험에 관한 내용이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정보를 수집할 방법은 인터넷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떠한 정보도 얻기 힘든 상황에서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합격 수기를 읽으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준비했나를 참고하기도 하고 기출문제의 존재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공부가 안 될 때는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개인의 경험담으로서 참고만 했을 뿐, 각 글에 쓰인 방법을 맹신하지는 않았다. 결국 자신이 부족한 부분, 시험을 위해 주력해야할 부분은 개인마다 전부 다르지 않은가. 그러므로 인터넷을 돌아보며 내가 내린 결론은, "정복할 건 어디까지나 기출문제"라는 점이다. 적어도 필기시험에 있어서는 기출문제가 바이블이기 때문에, 그걸 몇 번이고 반복해서 풀어보고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다른 문제집에서 찾아서 풀어보자는 마인드였다.

이젠 기억이 희미하지만, 기출문제에서 빈출되는 문제를 바탕으로 내가 정리해야 되었던 점을 돌이켜보자면, 일본어의 경우 JLPT 1급과 2급에 나오는 문법이었다. 또 경어오노마토페(オノマトペ)에 대한 문제가 나오는 경우도 있어 그것을 정리하기도 했다. 특히 한자에 관한 문제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매일 상용한자를 연습했다. 독해는 JLPT N1으로 연습했다. 영어의 경우, 기출을 본 뒤에 참 이런 유형은 처음 본다 싶었던 것 같다. 나는 TEPS, TOEIC, TOEFL, 일본 영검(英検) 1급에서 나오는 비슷한 문제들을 정리했다. 영어도 특히 문법 문제가 어려웠기 때문에, 문법을 위주로 학습했던 것 같다. 당시에 영어 과외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 지문은 평소에 많이 보고 있었지만, 토플 수준의 지문과는 거리가 있어서 특히 독해는 토플을 주로 참고했었던 것이 기억난다. 물론 이후에 어떻게 유형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출문제 분석을 기반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 왕도가 아닐까 하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주대한민국일본국대사관 홈페이지

https://www.kr.emb-japan.go.jp/itprtop_ko/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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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성장학생 시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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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성장학생시험을준비하는모임

문부성 연구장학생 선발시험을준비하는이들의모임

cafe.daum.net

 

★문부성 장학생 기출문제 사이트

https://www.studyinjapan.go.jp/ja/planning/scholarship/application/examination/index.html

 

国費外国人留学生選考試験 - 学科試験問題|募集選考の流れ|国費外国人留学生|Links ~リン

Planning studies in Japan

www.studyinjapan.go.jp

 

또한 나는 평상시에 일본어를 더 많이 접할 필요성이 존재했다. 교환학생 한 번 안가봤고, 일본어로 대화한 건 기껏해야 한국에 놀러온 일본인 친구 정도밖에 없었다. 그 친구를 1년에 1-2번 볼 정도였으니, 일본어로 대화할 기회가 너무 적었다. 면접도 일본어로 한다고 하니, 일본어로 대화할 기회를 훨씬 늘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일본어 스터디 고급반'을 모집하는 공고를 찾아서 들어갔다. 일어로 쓰여진 논문과 뉴스를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나누는 곳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서 큰 인연을 만나서 후에 여러모로 큰 도움을 받았지만, 그런 세렌디피티를 제외하더라도 이 방법은 시험 과정에 있어서 나한테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5월에는 많은 시간을 서류 준비에 할애해야 하고, 6월에는 필기시험이 있기 때문에 그 전까지 일본어력을 크게 향상시킬 필요가 있었다.

 

한편, 필기시험과는 별개로 당시의 나는 대학원에서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를 계획할 필요도 있었다. 게다가 내가 다니던 대학은 학부 졸업논문이 없었기 때문에, 내 안에서 논문에 대한 개념이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당시에는 관심 분야는 있었지만 연구 주제가 뚜렷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학부 때 다니던 전공에서 얻은 지식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논문 계획을 짰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걸릴 것이 자명했다(이렇게 쓰고 나니 잘도 준비할 생각을 하였군). 그래도 두루뭉술하게나마, 어떤 분야를 명확히 연구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다행이었다. 그러므로 일주일 중에 상당한 시간을 연구계획과 관련하여 씨름해야만 했다. 나는 일본에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님의 목록을 뽑아, 그 교수님의 관련 연구를 숙지하면서 연구 계획을 짰다. 그러면서 이 교수님 아래서는 이런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겠다 하고 감을 잡아간 듯. 훗날 내락서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어떤 교수님 아래서 어떤 공부를 할 수 있는가에 관한 사전 지식은 내락서의 문맥에서도 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2-3명으로 내락서를 부탁드릴 교수님을 좁혀나갔다. 한편, 내가 다니던 학부에서 이러한 연구 계획을 상담할 수 있는 교수님도 찾아야 했다. 2017년 2학기, 대학에서 일본어로 된 한자를 많이 쓰시던 교수님이 계셨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세우고자 하는 연구계획을 이 분과 상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했다. 다행히도 그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기 때문에, 보다 자신감있게 문부성 관련한 일을 상담한 결과, 굉장히 호의적으로 조언을 해주셨다. 서류와 관련하여 추천서도 그 분한테 받을 수 있었을 정도니까. 

 

 

비행기가떠나기전
2019년 4월 1일 도일 직전.

 

그렇게 준비를 하다가 어느새 5월, 서류를 준비할 때가 찾아왔던 것 같다. 서류 관련해서는, 졸업 여부와 학교별로 제공할 수 있는 서류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문부성 관련 매뉴얼을 따라서 서류를 제출하려고 노력했다는 것밖에는 말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나는 행정실 직원을 정말 자주 많이 만났다. 학교 차원에서 따로 포맷이 없는 서류를 받기 위하여, 분주하게 상담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고, 어떻게든 만들어 주더라. 팁이라면 행정실 직원과 잘 지내자..? 6월의 필기시험은, 일본어는 평이했지만 영어가 무척 어려웠다는 점이다. 정말 겨우겨우 마킹을 끝내니까 종이 쳤다. 결코 합격했다 하고 안도할 수 없는 정도의 난이도였어서, 마음을 내려놓고 결과를 기다리자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공부한 방법을 후회하거나 하진 않았다. 만약 결과가 안 좋더라도, 그렇게밖에 공부할 방법이 없었어, 라고 자신한테 떳떳했다. 다행히도 합격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정말 기뻤던 걸 보면 정말 어떤 결과가 나올 지 감도 잡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기쁨도 잠시, 7월의 면접은 정말 막막했다. 이 때는 정말 '학원이라도 다닐 걸 그랬나' 하고 생각했던 듯? 기존에 참여했던 일본어 스터디 그룹에서 정말 큰 도움을 얻었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에, 나는 새롭게 면접을 대비하는 스터디원을 모았다. 각자가 스터디원의 연구계획을 읽고, 지적해주는 방식으로 스터디를 진행해나갔다. 또한, 이런 예상문제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 모의면접도 실시했다.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예상질문을 만들어 모의 면접을 실시하면, 분명 비슷한 질문이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면접을 보기 전까지 어떤 질문이 나올까 너무 막막했고, 실제 면접 때 너무너무 긴장했기 때문에 면접을 보고 나온 직후에 나는 정말 좌절모드였다.. 같은 면접 시간대였던 스터디 그룹원에게 "먼저 가세요.."라고 말했을 정도. 하지만, 돌이켜보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질문과 면접관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측면이 다르기 때문에, 면접은 정말 결과가 나와봐야 아는 것 같다. 다행히도 면접도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8월 말까지,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원의 교수님에게 내락서를 받아서 제출해야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원을 포함하여 세 개의 대학원의 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내야 했는데, 메일을 보낸 1곳에서는 기독무시를 당했다. 아마, 본인이 주력하고 있는 연구가 아니어서 스루당했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머지 2곳 중 1곳에서는 호의적으로 메일이 왔는데, 정작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은 직접 교수님께 연락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사무실에 연락을 해야한다는 방침이 있었다. 그래서 사무실에 연락을 했으나 연락이 너무 늦어, 내락서를 반쯤 포기한 상황이었다. 그래도 K 대학에서 미리 내락서를 받아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매우 똥줄탔을 듯.

 

내락서를 제출한 뒤에는, 최종 합격발표 날짜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석사로 바로 진학하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그 경우에 석사 시험이 그 학교에 존재한다면 별개로 입시를 쳐야만 한다. 내 경우에는 연구생으로 진학했기 때문에, 석사 입시 정보를 보면서 제대로 한국 학부졸업을 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다만, 어쩌면 당연한 거지만 나는 이 모든 과정이 처음이었고, 이 시험을 준비한 사람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진짜 합격한 거 맞나?"라는 의문을 최종합격발표가 날 때 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3월 즈음의 합격자 오리엔테이션, 혹은 4월 도일을 위한 비행기표를 받기 전까지 실감이 잘 안 났다. 그래도 어찌저찌 도일을 했고(설마 1년 뒤에 코로나가 터질 것이라는 건 알지 못한채..), 도일한 다음부턴 석사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또 다른 사투를 벌여야 했다. 도일한 뒤의 이야기도 기회가 되면 포스팅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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